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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

유전학은 고대에서 시작되었다.

by 건강한집수니 2022. 5. 17.

유전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기원전 약 460~370년)는 판제네시스(pangenesis)라는 불리는 입자는 몸의 각 부위에서 나와 정자나 난자로 이동한 후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더 나아가 이 가설은 일생 동안 한 개체의 신체에서 일어났던 모든 벼변화는 이와 같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 (기원전 384~322년)는 이 이론이 극단적으로 단순하다고 반박했으며, 특성을 나타내는 입자 자체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특성을 드러낼 잠재력이 유전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판제네시스 가설이 부정확하다는 것이 여러 면에서 드러났다. 생식세포는 체세포에서 온 입자로 구성되어 있지 않으며 체세포의 변화는 정자와 난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역기운동을 열심히 해서 팔의 근력을 키운다 하더라도 팔에 있는 근육세포가 이 유전정보를 생식세포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아무리 역기운동을 하더라도 그의 자손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오늘날에는 이것이 상식이지만, 19세기까지도 판제네시스 가설과 개체사 살아가는 동안 획득된 특성이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19세기 초의 생물학자들은 관상용 식물의 유전양식을 세밀히 관찰하여 자손을 양쪽 부모로부터 특성을 물려받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때부터 받아들여진 유전에 대한 설명은 "혼합" 가설로서, 파란색 페인트와 노란색 페인트를 섞으면 녹색이 나오듯이 양쪽 부모에게서 제공받은 유전물질이 섞여서 자손이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이 가설에 따르면, 검정색과 초콜릿색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털 색깔과 관련된 유전정보가 섞이면 페인트가 섞인것처럼 다시 분리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검정색 순종래브라도와 초콜릿색 순종 래브라도를 교배하면 처음 세대에는 모두 검정색 털을 가진 래브라도가 태어날 것이지만, 그 다음 세대에 태어나는 래브라도 중 몇 마리는 초콜릿색일 수 있다. 혼합 가설은 한 세대에서 사라졌던 특성이 그 다음 세대에서 어떻게 다시 출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배제되었다.)

실험유전학은 수도원 정원에서 시작되었다. 유전(heredity)이란 한 세대의 특성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편심이다. 유전의 과학적 연구인 유전학(genetics)은 1860년대 아우구스티누스회 수도사였던 멘델(Gregor Mendel)의 완두를 교배한 결과로부터 유전학의 기본 원리를 추론해 내면서 시작되었다. 멘델은 오스트리아의 브룬(현재는 체코공화국의 브르노 지역)에서 살았다. 그의 연구는 멘델이 비엔나대학 재학시절에 익힌 물리, 수학, 화학에 크게 영향을 받아, 실험적이면서도 수학적으로 치밀하고 이러한 자질이 성공에 큰 바탕이 되었다. 

1866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멘델은 부모가 자손에게 섞이지 않은 저마다의 '유전성 인자(heritable factor)'를 전달한다고 주장하였다. (멘델의 이 역사적 논문은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1859년으로부터 단 7년 후로 1860년대를 근대생물학의 발전의 시기로 만들었다.) 멘델은 논문에서는 오늘날 유전자(gene)라고 불리는 유전성 인자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도 고유성을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즉, 카드놀이에서 카드를 섞더라도 각 카드는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며 결코 혼합되지 않는 것과 같다. 유전자는 재배열되기도 하지만 영원히 그 정체성을 유지한다. 멘델이 완두를 선택한 이유는 완두의 세대가 짧고 한 번의 교배를 통해 수많은 자손을 만들며 쉽게 구분되는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라색 꽃과 하얀색 꽃을 가진 종류가 있다. 꽃 색깔처럼 개체마다 상이하게 나타나며 유전되는 특징을 특성(character)이라 한다. 한 가지 특성에 있어서 보라색이나 흰색 꽃과 같이 서로 다른 변형을 형질(trait)이라 한다. 

실험모델로서 완두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멘델이 교배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완두 꽃잎은 생식기관인  수술과 암술을 거의 완전하게 감싸고 있다.  따라서 자연에서 완두는 보통 자가수정(self-fertilize) 된다. 수술에서 나온 정자를 포함한 꽃가루가 같은 꽃의 난자를 담고 있는 암술에 닿아 일어난다. 멘델은 꽃에  작은 봉지를 씌워서 다른 식물의 꽃가루가 암술에 도달하지 않게 했다. 타가수정(cross-fertilization, 다른 식물의 꽃가루에 의한 수정)을 원할 때는 타가수정방법을 사용했다. 먼저 그는 ①꽃가루를 만들기 전에 미성숙한 수술을 제거해서 자가수정을 막았다. 그 후 ②수술이 제거된 꽃의 암술대에 다른 식물의 꽃가루를 묻혀 타가수정을 하였다. 수정이 일어난 ③암술이 씨(콩)를 포함하는 콩깍지로 발달하면, ④씨를 다시 심었다. 심어진 종자는 자식 식물로 자랐다. 이 방법으로 멘델은 새로운 식물이 어느 부모에서 유래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멘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실험적 접근방법과 대상 식물을 잘 선정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구 대상의 여러 특성을 잘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멘델은 관찰대상으로 완두의 7가지 특성을 선택했는데, 각 특징에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두 가지 형태가 있었다. 멘델은 자신이 연구하는 식물이 자가 수정에 의해 생산된 모든 자손의 특징이 부모와 특징을 동일한 순종(true-breeding)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식물을 재배하였다. 예를 들어 보라색 꽃을 가진 완두를 자가수정하여 만들어진 모든 자손의 꽃이 보라색일 때 이를 보라색 꽃을 가진 순종이라 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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